Cacophony+ 전시는 당해 미술대학 졸업생에 한정되었던 작가 선정 기준을 이미 필드에 한발 내딛은 신진 작가로 영역을 넓혀, 실험성 있고 참신한 조형 언어를 수용한 작가들을 선정하여 <카코포니 플러스>라는 전시로 의미를 이어가고 있다.
권세진은 주제로 두 가지의 유형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는 수묵으로 바다의 윤슬을 묘사한 “조각 그림” 연작이다. 잔잔히 출렁이는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한 모노톤으로 드러내는 그의 작업에서 윤슬의 아름다움, 찬란함, 고요함, 은은함을 발견한다. 그 따스한 빛을 통해, 잠시 그 날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갖도록 한다.
두 번째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의 “먹지드로잉”으로 봄의 첫 시작을 알리는 진달래, 잔(Glass), 커피의 핸드드립 기구 등을 묘사하면서 개인의 삶을 기록하고, 빛바래 진 교과서에 실린 그림 같은 느낌으로 표현한다. 이 작품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은유와 회고적으로 대상을 인식하여, 나와 사물간의 경계를 제거함으로 대상과 하나가 되는 물아(物我)의 현상으로 대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서로 상이해 보이는 두 작업은 표현 기법은 다르지만,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서 그림을 접근하여 형상(形像)을 통해 내면의 깊은 사유를 유도 한다.
이재호는 일상에서 중요하지 않는 것들과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에 새로운 시각이나 의미를 부여한 몬스터와 호이호이 시리즈를 창작함으로써 세상에 소외되고 있는 존재에 대해 담아내고, 함께 이 세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작업을 해왔다.
근작 <지나치는 풍경> 시리즈들은 작가가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하면서 익숙해서 무시하고 지나쳤던 풍경에 주목하고 있다. 똑같은 장소이지만, 그날의 상황, 계절과 날씨, 기분에 따라 다르게 혹은 새롭게 보이는 자연의 대상을 마주하고 느꼈던 그 순간 본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유화 물감의 붓질을 속도감 있게 드로잉 하듯이 한 번에 그려내는 그의 그림은 거침없이 자연을 드러 낸다.
그는 같은 산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인 것을 알았기에, 언제나 주변을 360도 보기에 노력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선을 작가의 생동감 있는 필력으로 그려낸 풍경을 보면서 우리도 늘 일상에서 접하는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권세진 SEJIN KWON
이재호 Lee, Jae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