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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_ 페인팅(Industry_Painting)

2021. 5월 10일 - 2021. 6월 12일

인더스트리_ 페인팅(Industry_Painting)

최상흠의 개인전 <인더스트리_ 페인팅(Industry_Painting)>이 5월 10일부터 5주간에 걸쳐서 갤러리분도에서 진행된다. 최상흠 작가의 작품은 화방에서 구입하는 일반적인 미술재료가 아닌 산업용 재료를 사용해 작업을 해 나간다. 여기서 말하는 인더스트리_물감은 산업용 레진 몰탈에 아크릴물감으로 조색한 다음 경화제를 혼합한 것을 뜻한다.

인더스트리_페인팅은 2009년에 <무제> 시리즈- 캔버스 위에 에폭시 수지 페인트로 작업한 것부터 시작해 2015년 봉산문화회관에서 개최한 개인전에 처음 선 보이고 계속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멀티-레이어드 레진몰탈 캐스팅 작업은 가로 210mm x 세로 90mm x 높이 25mm의 틀을 만들어 자신이 직접 제조하여 만든 인더스트리_물감을 부어 ‘조각’을 만든다. 그는 투명 레진 몰탈에 아크릴 물감으로 조색할 때 매번 미소한 차이를 갖도록 한다. 벽면에 설치된 여러 작품들은 물감을 여러 번 중첩시킨 결과물로 컬러의 깊이감이 묘한 색채감을 느끼게 하며 빛나는 컬러는 매혹적이다.

미술사학자 김석모는 “최상흠의 관심은 색(色)에 집중되어 있다. 이때 말하는 색은 눈으로 감각하는 색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가 다루는 색은 다의적인 것으로 불교적 성찰과 관계되어 있다. 그의 색은 눈으로 경험[眼識]되는 색깔을 뜻하면서도 삼라만상 일체를 가리킨다. 최상흠의 작품이 색을 발함과 동시에 매끈한 표면을 통해 세계를 반영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최상흠의 작업과정은 우리의 삶을 흉내 낸다. 매일 반복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처럼 그는 반복된 행위를 통해 작품의 삶을 드러낸다. 여기서 말하는 작품의 삶은 캔버스 위에 차곡차곡 쌓인 물감들의 레이어(layer)로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가 그의 작품 표면에서 보여지는 오묘한 컬러는 바로 물감의 층들로부터 우러나온 컬러인 셈이다. 이 컬러는 어느 물감회사에서도 만들 수 없는 컬러 일 뿐만 아니라 어느 팔레트에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컬러다.

  이번 갤러리분도에서 첫 선보이는 신작의 블랙 작품은 기존의 레진 몰탈과 아크릴 물감으로 조색한 것 외에 흑연가루를 섞어 제작하였다. 멀리서 보면 동일한 블랙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질의 성질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긴 분화모양과 색이 묘한 깊이감을 자아낸다. 또한 여러 조각을 합친 벽돌모양의 캐스팅 작품은 기존의 미소한 차이만 드러내던 단색에서 보라와 파랑의 조각이 그라데이션된 색감의 변화로 더욱 경쾌하게 변화된 최상흠의 색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Criticism

색(色) : 물질적 현상과 실체의 역설적 관계

작품 표면에 반사된 빛과 함께 무게감 있는 색이 시각을 자극한다. 높은 반사율과 색의 밀도는 캔버스 위에 층층이 막을 이루며 굳어진 재료의 특성에 기인한다. 작품의 기본재료는 건축 바닥시공에 사용되는 투명한 레진몰탈(resin mortar)이다. 레진몰탈에 아크릴 물감을 섞어 색을 만들고 경화제를 혼합하면 밀도와 점성이 높은 독특한 성질의 물감이 만들어 진다. 작업방식을 결정함에 있어서 느리게 흘러내리는 재료의 물리적 성질은 미술가에게 다양한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작가 역시 구태여 재료의 성질을 거슬러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려 하지 않는다. 캔버스를 수평으로 눕히고 그 위에 물감을 층층이 쌓아 올린 기법이 나오게 된 것은 재료에 대한 일종의 순응이자 작업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이다.

최상흠의 관심은 색(色)에 집중되어 있다. 이때 말하는 색은 눈으로 감각하는 색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가 다루는 색은 다의적인 것으로 불교적 성찰과 관계되어 있다. 그의 색은 눈으로 경험[眼識]되는 색깔을 뜻하면서도 삼라만상 일체를 가리킨다. 최상흠의 작품이 색을 발함과 동시에 매끈한 표면을 통해 세계를 반영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

색의 속성이나 본질은 의식되지 않거나 쉽게 간과된다. 시각을 통해 들어온 색은 즉각 어떠한 심상(心象)으로 전환되는데, 색에는 기억과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 색의 실체를 분석해 보면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떤 물질적 대상이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정도 차이가 색으로 인식될 뿐이라는 것을, 따라서 색이라는 것은 개념적, 관념적으로만 상상 가능한 허상(虛像)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미술가는 아무것도 아닌 허상을 물질에 섞어 시간으로 굳힌 것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작품을 덮고 있는 색은 밖으로 분출되지 않는다. 반짝이며 시각을 자극하는 것은 색이 아니라 굳은 레진몰탈이 반사시킨 빛이다. 색은 오히려 화면 안으로 무겁게 가라 앉아 있다. 이것은 물질적 현상과 실체가 맺고 있는 역설적 관계, 다시 말해 물질적 현상은 실체가 없고, 실체가 없는 것이 다름 아닌 물질적 현상이라는 반야심경의 문구를 상기시킨다. 이런 연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작품표면에서 읽혀지는 요소들 중 어느 것도 분명하거나 선명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섞여 있고 혼재된 이러한 카오스적 현상은 결국 이상과 현실의 좁혀지지 않는 숙명적 간극일지 모르겠다.

김석모(미술사학자, 철학박사)



EXHIBITION INFO
  • Artist:최상흠 Choi, Sang Hm
  • Date: 2021. 5월 10일 - 2021. 6월 12일
  • Location:Gallery BU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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