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분도는 ‘Homage to 박동준’ 두번째 주인공으로 임현락을 초대, ‘호흡, 1초라는 시간의 의미’전을 열었다.
독창적인 수묵의 변용으로 화단의 주목들 받는 임현락은 바람을 담아내고 있다.
일획, 한 호흡, 찰나, 순간 등등 작가의 그림은 호흡의 흐름을 끌어내고 다스리며 하나가 되는 결과물이다.
그의 호흡은 길게, 때로는 짧게 진행되면서 작은 바람, 낮은 바람, 고요한 바람이 돼 화면 위에 머문다.
임현락은 그의 주된 행위인 선긋기를 통해 유채꽃밭 향기로운 봄바람, 푸릇한 보리의 싱그러운 여름 바람, 갈대숲의 쌀쌀한 가을바람, 앙상한 나무 사이 칼 같은 매서운 겨울바람 등 다양한 ‘바람의 화법’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1초 수묵’ 연작은 작가가 언젠가 육상선수의 100m 달리기 기록을 보며 착안한 ‘1초’라는 짧은 시간동안 움직인 신체의 거리가 10m가 넘는 걸 알고, 우리는 이 삶을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사람과 풍경을 만나고 사건을 겪는가에 몰두해 획이 내포한 순간성에 주목해 작업한 작품들이다.
또한 작가 개인의 투병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 대신 삶을 보다 달관하고 관조할 줄 아는 자세를 통해 이전보다는 훨씬 여유로운 수묵의 유희를 펼쳐내고 있다.
임현락은 이제까지 평면에 국한됐던 한국 전통회화를 설치물로 만들고 퍼포먼스와 영상을 가미, 작가적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복잡하고 혼란한 일상 속에서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그 성찰의 결과가 잔잔한 파동으로 퍼져가는 메아리를 느낄 수 있다.
전시는10월 9일(토)까지
문의 053)426-5615
[매일신문] 우문기 기자 pody2@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