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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에서 빛으로, 빛에서 블랙으로…갤러리분도 ‘블랙 인투 라이트'(Black into Light)

이지송, 여행수첩 1, 2, 단채널 영상, 각 41분 35초·42분41초, 2022.

박영훈·이지송 2인전
23일까지

갤러리분도(대구 중구 동덕로 36-15 3층)에서 박영훈·이지송 2인전 ‘블랙 인투 라이트(Black into Light)’가 열리고 있다.

1946년생 이지송 작가와 1965년생 박영훈 작가는 30여 년간의 인연을 이어오며 지금도 함께 작업실을 쓰는 사이다.

이 작가는 광고감독으로 20여 년을 근무하고 은퇴한 뒤 순수 미술을 추구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2년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초대작 ‘세탁(Laundry); 삶의 색’ 발표 이후 수많은 개인전과 그룹전을 열었다.

대구에서 태어난 박 작가는 대학에서 응용미술을, 대학원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했다. 디자이너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회사를 운영하고, 대학에서 제자들을 양성하면서도 끊임없이 개인전을 치러왔다.

오랜 기간 같은 공간을 공유해왔지만 한번도 전시를 같이 해본 적 없는 이들이 올해 처음으로 2인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커먼 미니멀리즘(Common Minimalism)’ 전시를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을 돌며 아트로드쇼를 진행하는 것. 이번 전시는 아트로드쇼의 두번째 전시다.

이 작가는 2012년 미국 대륙을 기차로 여행하며 찍은 풍경 영상들을 접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여행수첩’ 시리즈는 각 66개, 111개의 영상을 마치 책장에 꽂힌 책들처럼 차곡차곡 겹쳐놓았다. 막대처럼 일렬로 놓인 영상들이 제각각 재생되다 끝나면서, 점점 화면은 블랙으로 채워져간다.

‘겹-192′ 작품은 여행 풍경을 담은 192개의 영상을 위로 쌓아올렸다. 영상을 겹칠 때마다 전체적인 색은 모노톤으로 바뀐다. 해상도가 떨어지면서 픽셀입자들도 크게 나타난다. 모든 색을 섞으면 검은색이 되듯, 모든 영상을 하나의 영상 속에 차곡차곡 쌓고 연결할수록 마치 영상의 초기화 상태처럼 보여진다.

이 작가는 “여행하면서 지금 이 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우리가 남겨놓은 사진, 영상은 그 순간을 꽉 쥐고있으려는 행위일 수도 있다. 내 작업은 기록을 모아놓은 듯 보이지만, 기억과 흔적을 흘려보냄으로써 오히려 그것들을 지우기 위한 작업이다”고 말했다.

박영훈, flowing down, 알루미늄 패널 위 형광접착필름, 우레탄도색, 1620x1305mm, 2022.

박영훈 작가는 컬러 스프레이건으로 8번 가량 도장한 알루미늄 패널에 각기 다른 크기의 작은 동그라미 시트지를 붙인다. 작품당 약 2만개의 동그라미 시트지가 붙는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한달반에서 두달 가까이 걸린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그의 작품 소재는 시각장애인들이 소리를 듣고 드로잉한 작품이나 바람에 날리는 커튼, 교회에 놓인 성수가 담긴 컵 등 다양하다. 박 작가는 “사물과의 관계에 대한 얘기를 하고싶었다. 멀리서 보면 형태를 띤 듯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본질만 보인다”며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자는 의미를 담아 경쾌하고 밝은 색을 담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정수진 갤러리분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블랙 인투 라이트(Black into Light)’라는 제목처럼 ‘블랙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박 작가와 ‘빛에서 블랙으로’ 나아가는 이 작가의 어긋나면서도 부합하는 작품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3일까지. 053-426-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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