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용, In my memor (Pak Dongjun), Mixed media, 32.5x51cm, 2022.
고(故)박동준을 오마주한 전시인 이진용의 ‘In my Memory’展이 12일까지 갤러리분도에서 열린다.
<사>박동준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갤러리분도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를 초대하는 ‘오마주 to 박동준’ 전의 세 번째 주인공으로 이진용 작가가 선정됐다. 갤러리분도는 2012년 ‘쓸모 있는 과거’를 시작으로 2015년 ‘5015. 158. 43’, 2019년 박동준 선생의 살아 생전 마지막 전시였던 ‘메타 콜렉션’으로 이진용을 대구에 꾸준히 소개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이진용은 박동준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오마주 작품 12점과 함께, 자신의 레진 작업 등 총 50여 점을 선보인다.
박동준 오마주 작품은 박동준의 유품인 여권, 사진, 패션드로잉, 묵주 등을 소재로 틀 속에 넣고 레진으로 굳힌 오브제 작품들이다. 박동준의 삶과 추억이 녹아있는 물건들을 작품으로 화석화한 것으로, 은은하고 아련하게 박동준을 기억하게 한다.
자신이 수집한 희귀 물품들을 본인의 작품에 끌어들이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이진용은 희귀 수집품을 활용한 레진 작품도 함께 소개한다. 옛 민화와 오래된 골동품, 시계, 활자, 곤충 등을 틀 속에 넣고 레진으로 굳힌 작품들이다. 오래되고 귀한 물건들을 레진을 부어 박제하며 소중히 기억에 남기고자 하는 작업이다.
동아대 예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는 오래된 것에 관심이 많고 수집광이다. 지난 40여 년동안 자신이 수집한 오래된 책에서부터 시계와 완구류, 차와 다기류, 가방이나 문구류, 민화, 화석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빈티지와 골동품을 주제로 가져왔다. 이 물건들을 틀 속에 넣고 레진으로 굳혀 작품화하기도 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회화작품으로 등장시키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에 그것은 직접 설치작품처럼 전시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연출한다. 이 같은 그의 작업은 오래된 것들에 대한 예찬이자 장인 정신에 대한 존중, 지나가는 것들을 위한 기도와 같은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어떤 형상을 그리려고 한 게 아니라 대상의 본질이나 시간의 축적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영남일보 /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이진용. In my Memory_Mixed media_8 piece_2019-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