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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보] 수묵화의 혁신적 재해석 김호득 작가, 10년 만에 대구 개인전

김호득 작, ‘폭포’, 85x103cm, 광목에 먹, 2025. 갤러리분도 제공

고(故) 박동준 선생의 유지를 잇기 위해 만들어진 박동준기념사업회에서는 매년 한차례 갤러리분도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를 초대하는 ‘Homage to 박동준’ 전시를 열고 있다. 올해는 수묵화의 전통을 가장 혁신적·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화가로 이름난 김호득 작가가 주인공이다. 전시는 오는 12일부터 10월17일까지 갤러리분도에서 개최된다.

김호득 작가의 화두는 생명력의 분출이다. 이를 붙들고 김호득은 먹과 한지의 다양한 변주로 다양한 설치작업도 선보였다. 점진적으로 천장에서 내려오는 한지들, 그 그림자를 품은 거대한 먹물 수조 작업은 수직적 깊이의 환영을 증폭시켜 숭고의 느낌마저 일깨우며 관람자를 침잠과 몰입, 침묵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2009년 시안미술관에서 첫선을 보인 이 작업은 이후 덕수궁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여러 미술관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출될 정도로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야외(2012, 제1회 강정대구현대미술제)에선 도랑을 가로지르며 펄럭이는 흰 광목천들을 통해 동양화의 본질인 여백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그 안에 강물, 흙, 바람,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의해 생성되는 자연의 흔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호득 작, ‘폭포’, 104x85cm, 광목에 먹, 2025. 갤러리분도 제공

이번 ‘Homage to 박동준’ 전에서 작가는 삶을 달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새로운 작품들을 보여준다. 작가에게는이번이 대구에서 10년 만에 갖는 전시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폭포’ 연작을 선보이는데, 최근 10년 세월의 작가적 고뇌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측량할 길 없는 근원적 생명력의 본질만을 추출한 몇 개의 획이 광목천 위로 툭툭 던져져 있다. 쏟아져 내리는 물이 점차 잦아들다가 마침내 대자연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폭포의 정수’가 더 생생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내면의 성찰이 쌓이고,작가는 무심의 경지를 향해 스스로를 맡기고 있는 듯 하다.

1950년 대구 출생인 김호득은,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동양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에는 관훈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이후 37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제15회 이중섭 미술상(2004), 제4회 김수근 문화상 미술상(1993) 등을 수상했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내 유수의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송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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